사회/사건 10

좌파에 관한 불만 한 가지

박노자 선생의 빠이지만 이번 글의 몇몇 부분은 긍정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유화적으로 나가도 쟤들은 포를 쏘고 핵을 개발하며 초지일관 호전적이었던 건 이미 입증되었잖습니까. 또한 이명박 정권이 강경했으면 얼마나 강경했다고요. 민노당은 논외로 하고, 자신들을 정통좌파로 여길 법한 양반들조차 평소엔 북한 비판, 민노당 비판을 열심히 하다가도 결정적 순간엔 평화주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당위에 사로잡혀 민노당과의 차별성을 드러내질 못하고 있으니 갑갑합니다. 평화를 위한 노력과 운동, 북한에 대한 이성적 접근과 "같은 중생"에 대한 슬픔을 갖는 것. 모두 필요한 일이고 훌륭합니다. 하지만 장기적 비전과 단기적 대응은 세심하게 구분하고 조율해야지요. 국회의 규탄 결의안이 전쟁 결의안은 아니었잖습니까. 극우파가 아니..

사회/사건 2010.11.27

잡담 20101005

※ 롯데가 결국 패했군요. 3년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 게다가 이번엔 충격적인 리버스 스윕으로. 로이스터의 연임을 바라는 일부 팬들의 기대는 꺾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장점도 많고 팀의 잠재력을 다져 놓은 성과도 있지만 단점도 많은 감독이라서 경질되건 유임되건 저는 납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누가 후임이 되건 자유롭고 호쾌한 롯데만의 매력은 망가뜨리지 말기를 바랍니다. ※ 민주당과 진보진영 인사들의 상당수는 아직까지 천암함 사건은 북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저는 과학적 근거들에 관해선 들어도 뭔소린지 알 수 없으니 판단할 수 없지만 돌아가는 정세를 보면 북의 소행이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남한과 미국이 음모를 꾸며서 북에 책임을 뒤집어 씌웠다면 지금 저들은 저렇게 유화적 제스쳐를 취하..

사회/사건 2010.10.06

전태일 평전

『전태일 평전』 읽는다는 검사님들께 - 레디앙, 2010.02.18 전태일 평전은 얼마 전에 읽었습니다. '나도 10대시절에 옷만드는 공장에서 일해봤고, 알만큼은 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제서야 읽은 거죠. 자기전에 1시간만 읽을 생각으로 책을 들었다가 놓지 못하고 밤을 샜습니다. 몸에 벼락이 내려치는 느낌이었습니다. 내 무지와 오만에 대한 반성, 안타까움, 경외심, 미안함, 분노 등등이 얽혀 온몸에 저릿하게 흐르더군요. 저 글의 필자는 검사들을 조소하며 '전태일 평전을 열독하는 대신 비정규직 노동현장에서 일해보라'고 하는데요. 그렇게 냉소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검사들이 저 책을 읽기나 하겠어요? 읽는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님들께 '마음을 열고 읽어보라'고..

사회/사건 2010.02.19

노회찬의 진보대연합 선언

가치를 바탕으로 거시적 조망을 해야 할 순간에도 만사를 정치공학 차원으로 끌고들어가 자신들만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한다는 착각을 즐기는 노빠들. 그런데 정작 정치공학적 운동이 제대로 시작되는 시점엔 계산을 못하네? 노회찬의 진보대연합 선언을 두고 민주당 본류보다 더 지랄지랄. 선거연합이란 연대 + 거래의 정치이고 사실 한 꺼풀만 벗기고 들어가보면 연대보다는 거래의 성격이 훨씬 강한 거 아닌가? 근데 아직 본 게임도 시작되지 않아 각 진영간의 주고받을 카드 목록도 작성되지 않은 시점에 노회찬은 무슨 말을 해야 했을까? "우린 연합같은 건 안중에도 없고 독야청청 우리의 길만을 걷겠습니다" "야권대단결을 위해 우리를 희생해가며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들과 적극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지금으로썬 이 두 가지 모..

사회/사건 2009.12.19

위기 속에서, 독일인들은 자본론과 동독을 회상하다

레닌에게 안녕을 고했던 독일에서 (Good Bye Lenin!) 사회주의는 사라지지 않고 위기를 맞아 오히려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원문 : In Crisis, Germans Remember Das Kapital and GDR - MR ZINE 20/10/08 위기 속에서, 독일인들은 자본과 동독을 회상하다 by Victor Grossman 네, 대규모 경제위기는 독일도 강타하고 있습니다. 고위 정치가들의 긴급 미팅들, 그리고 기독민주당과 사회민주당 연립정부가 은행을 살리기 위해 5000억 유로의 자금을 투입 하기로 결정한 것이 그 증거이죠. 또 다른 증거의 조각 : 칼 마르크스의 유명한 저작인 자본(Das Kapital)이 예년에 비해 더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자본의 주 출판사는 2008년..

사회/사건 2008.11.02

창문너머 어렴풋한...

집권전의 약속과는 달리 서민의 이익에 반하는 행보를 계속하자 진보적 성향의 지지자들은 노통에게 따졌었다. “썅,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더니 시방 뭐 하는 겨!” 노빠들은 이렇게 답했었다. “몰랐냐? 노무현은 원래 우파였어. 왜 기대를 했니? 그런 거 하지마. 순진하긴…” 기대하는 게 있기 때문에 표를 준 거 아닌가. 그게 없음 투표고 정치고 무슨 소용인가. 오라질것들. 지금 문국현을 두고 배신이니 사기니 떠들어대는 (범)노빠들에게 예전에 그들이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몰랐냐? 문국현은 원래 우파야. 왜 기대를 한 겨.” 노통이 지지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덜컥 한나라당과 공동내각을 추진했을 땐 대통합을 위한 시대의 결단 어쩌고 해가며 떠받들더니 겨우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연대하는 것엔 ..

사회/사건 2008.05.25

미국 경제 단상

최근 들어 미국 증시의 급락세가 진정되고 상승세를 나타내자 또다시 "신용 위기는 끝났고 펀더멘털은 튼튼하니 미국 경제는 곧 힘차게 상승할 것이다"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고 한다. 어림없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시장 정상화’를 위해 월가의 금융기관들이 무얼 했는지 보라. [월가 은행들, 눈가리고 아웅..정상화 멀었다 – 머니투데이 (2008.4.30)] 이외에도 경제회복이 쉽지 않은 이유에 관해 여러 훌륭한 학자들이 많은 설명을 내놓았고 가방끈 짧은 나는 그들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일 뿐 다른 말을 할 수는 없다.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아듣는 것 조차 쉽지 않은 걸. 다만, 두 가지가 신경 쓰인다. 기업들의 일상화된 구조조정과 축적된 이윤이 불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몇 번 말했듯이..

사회/사건 2008.05.03

한미 FTA에 관한 의문들

일단 두 가지. 1. "서브프라임, 반세기내 최악 위기" : WSJ - 머니투데이 (2007.12.11) 미국의 ‘불황수출’과 한국경제 - 해럴드 경제 (2007.11.28) 한국의 대외 무역 의존도는 2005년 현재 69.3%. 여기에 서비스교역을 포함하면 그 비율은 더욱 높아지는데 이것은 20~60% 에 이르는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내수시장이 변변찮았던 한국은 무역에 치중할 수 밖에 없긴 했지만 뭐든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 대외의존이 너무 높으면 동시에 대외적 환경 변화에 대한 취약성 또한 높아져 안정적인 성장을 어렵게 한단다. 실제로 개방이 가속화된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한국은 경제의 변동성이 커졌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적색신호가 나타나는데도 불구하고 주가지수가 연..

사회/사건 2007.12.12

파국론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연초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심각하지요. 삼성뿐 아니라 한국 전체가 정신을 안 차리면 앞으로 4, 5, 6년 뒤에는 아주 큰 혼란이 올 겁니다.” [2007년 3월 9일 MBC 뉴스데스크] MBC 뉴스데스크는 이회장과 다른 기업가들의 비슷한 발언을 며칠 간격으로 뉴스 첫머리로 다뤘다. 물론 그걸 지켜보던 나는 이건희와 MBC를 무지하게 씹어댔지. 특히 MBC를. 대체 무슨 정신을 어떻게 차려야 하며 어째서 한국 전체는 난데없이 이건희에게 훈계를 들어야 하는가. 왜 아무 논평없이 그들의 '훈시'를 중계만 하는가. 재벌 총수들이 말한 것과는 맥락이 조금 다르겠지만 최근 세계 증시의 급등락 사태는 ‘아주 큰 혼란’이 어쩌면 벌써 도래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품게 한다. 하지만 예..

사회/사건 2007.08.21

의미심장한 순간

"인간이 종교를 만들지, 종교가 인간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종교는, 자기 자신을 아직 획득하지 못했거나 혹은 이미 자기 자신을 다시 상실해 버린 인간의 자기 의식이고 자기 감정이다. 그러나 인간, 그는 결코 세계 바깥에 웅크리고 있는 추상적인 존재가 아니다. …… 종교는, 인간적 본질이 아무런 진정한 현실성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인간적 본질의 환상적 현실화인 것이다. 따라서 종교에 대한 투쟁은 간접적으로, 그 정신적 향료가 종교인 저 세계에 대한 투쟁이다. 종교적 고난은 현실적 고난의 표현인 동시에 현실적 고난에 대한 항의다. 종교는 억압받는 피조물들의 한숨이며, 심장 없는 세상의 심장이며, 영혼 없는 상황의 영혼이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칼 마르크스 : 헤겔 법철학 비판 서문..

사회/사건 2007.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