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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에 관한 의문들

일단 두 가지. 1. "서브프라임, 반세기내 최악 위기" : WSJ - 머니투데이 (2007.12.11) 미국의 ‘불황수출’과 한국경제 - 해럴드 경제 (2007.11.28) 한국의 대외 무역 의존도는 2005년 현재 69.3%. 여기에 서비스교역을 포함하면 그 비율은 더욱 높아지는데 이것은 20~60% 에 이르는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내수시장이 변변찮았던 한국은 무역에 치중할 수 밖에 없긴 했지만 뭐든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 대외의존이 너무 높으면 동시에 대외적 환경 변화에 대한 취약성 또한 높아져 안정적인 성장을 어렵게 한단다. 실제로 개방이 가속화된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한국은 경제의 변동성이 커졌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적색신호가 나타나는데도 불구하고 주가지수가 연..

사회/사건 2007.12.12

아파트 공화국

[아파트 공화국] (발레리 줄레조, 길혜연 옮김, 후마니타스, 2007) 어디를 가도 아파트가 눈에 들어오는 걸 피할 수 없는 시대. 말 그대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그것은 어느덧 거기에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대단한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되었다. 가끔은 이 나라 밖의 사람들에게까지 충격을 줄 정도이다. 프랑스 에서 ‘물질세계나 인간 삶의 공간에 위치한 지리적 단위를 특징짓는 해석 가능한 기호들의 집합체’인 경관(景觀)을 연구하던 어떤 지리학자는 1990년에 한국 방문 후 거대한 아파트단지에 놀라 그것을 연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대단지 아파트 건설이 어째서 그토록 급격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아파트를 향한 한국인들의 열광은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까? 빠른 경제성장과 도시화 때문 이었..

사회/잡상 2007.12.07

파국론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연초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심각하지요. 삼성뿐 아니라 한국 전체가 정신을 안 차리면 앞으로 4, 5, 6년 뒤에는 아주 큰 혼란이 올 겁니다.” [2007년 3월 9일 MBC 뉴스데스크] MBC 뉴스데스크는 이회장과 다른 기업가들의 비슷한 발언을 며칠 간격으로 뉴스 첫머리로 다뤘다. 물론 그걸 지켜보던 나는 이건희와 MBC를 무지하게 씹어댔지. 특히 MBC를. 대체 무슨 정신을 어떻게 차려야 하며 어째서 한국 전체는 난데없이 이건희에게 훈계를 들어야 하는가. 왜 아무 논평없이 그들의 '훈시'를 중계만 하는가. 재벌 총수들이 말한 것과는 맥락이 조금 다르겠지만 최근 세계 증시의 급등락 사태는 ‘아주 큰 혼란’이 어쩌면 벌써 도래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품게 한다. 하지만 예..

사회/사건 2007.08.21

재일동포와 일본의 기만

1. 어지간해선 영화를 보다 마는 경우가 없는데 ‘박치기’ 를 보다 그냥 꺼버린 적이 있다. 극중에서 양심적 일본인으로 등장하는 오다기리 죠의 대사를 듣고 몹시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반도를 식민지배 했어. 이름까지 바꾸게 했어. 천황과 관련이 있는 한자까지 못쓰게 했지. 60, 아니 70만 명이 소, 돼지처럼 일본으로 끌려왔어. 그 다음엔 소련과 미국이 전쟁을 일으켜서 조선을 놓고 서로 가지려고 싸웠지. 전쟁으로 5백만이 죽었어. 지금도 휴전 중이야. 아직 끝난 게 아니라 잠시 쉬는 중이지” 이외에도 조선인들의 비애를 짚어주는 대사가 몇 번 더 나온다. 재일조선인의 일본 거주 경위와 분단의 실상을 지적한 옳은 소리들 이었는데 나는 왜 기분이 상했을까? 몇 번 생각해봤는데 아직 이유를 알아내지..

사회/역사 2007.08.05

의미심장한 순간

"인간이 종교를 만들지, 종교가 인간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종교는, 자기 자신을 아직 획득하지 못했거나 혹은 이미 자기 자신을 다시 상실해 버린 인간의 자기 의식이고 자기 감정이다. 그러나 인간, 그는 결코 세계 바깥에 웅크리고 있는 추상적인 존재가 아니다. …… 종교는, 인간적 본질이 아무런 진정한 현실성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인간적 본질의 환상적 현실화인 것이다. 따라서 종교에 대한 투쟁은 간접적으로, 그 정신적 향료가 종교인 저 세계에 대한 투쟁이다. 종교적 고난은 현실적 고난의 표현인 동시에 현실적 고난에 대한 항의다. 종교는 억압받는 피조물들의 한숨이며, 심장 없는 세상의 심장이며, 영혼 없는 상황의 영혼이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칼 마르크스 : 헤겔 법철학 비판 서문..

사회/사건 2007.07.24

그리고 패트레이버 2

패트레이버 2 극장판 (Patlabor 2 The Movie : 1993) 군사 레이버 분야의 촉망 받던 엘리트 연구원 츠게 유키히토는 자신의 이론을 현실에서 확인하기 위해 전쟁이 일어난 동남아시아의 나라에 파병을 자원합니다. "평화유지군" (PKO)의 자격으로... 하지만 기대했던 성과 대신 참혹한 결과를 맞습니다. 전장에 투입해놓고 교전은 허락하지 않는 상식적으론 납득이 가지 않는 전투 지휘부의 지침 때문에 전투에 제대로 임할 수 없었고, 그 때문에 부하들은 몰살되었습니다. 이런 결과가 빚어진 원인이 궁극적으로는 일본 사회의 위선적 평화 - 전쟁에 발을 들여 놓고 있으면서도 전쟁을 부인하는 - 에 있다고 판단한 그는 조용히 귀국해 자신이 겪었던 전쟁을 도쿄에 재현하려 합니다. 자신들이 발 딛고 있는 ..

오락/극 2007.07.01

정글은 언제나 하레와 구우

정글은 언제나 하레와 구우 (2001) 원작 : 긴다이치 렌쥬로(金田一蓮十郞) 집안일엔 무심한 게으름뱅이에 걸핏하면 술에 취해 해롱거리는 철부지 엄마(웨다) 때문에 종종 곤란을 겪는 초등학생 하레.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정글의 마을에서 평온한 삶을 살고 있었다. 한 소녀가 그에게 오기 전까지는. [하레와 웨다의 일상] 어느 날 술에 취해 귀가한 엄마는 구우라는 소녀를 데려와 그 아이게 부모가 없으니 자신들의 가족과 같이 살자고 하레에게 제안한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놀라긴 했지만 하얀 얼굴의 상냥한 미소녀에게 반한 하레는 결국 엄마의 제안에 동의한다. [구우의 등장 (영업 모드)] 그리고 다음날. 구우에게 아침인사를 하던 하레는 전날과는 다른 그녀의 모습에 놀라 자빠진다. 알고 보니 구우는 예쁘고 상냥한 영..

오락/극 2007.03.07

싫은 것들

1. 월초에 친구들을 만나러 약속장소인 광화문에 갔다가 황우석 지지자들의 시위를 보았었다. 형형색색의 커다란 깃발들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사람들을 보니 학기초만 되면 어딘지 모를 곳으로 출정 하겠다며 모이던 쇠락한 운동권 학생회의 집회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저 사람들 틈만 나면 ‘친북좌빨’ 들을 씹어대면서도 주사파들 하고도 잘 어울렸었지. 거참 묘한 관계로세. 시간이 없어 금방 지나갔지만 이런저런 생각이 스쳤었다. 그리고 재작년에 조선일보에 실렸던 글이 기억났다. 아래의 칼럼을 보자. [조선닷컴에서 김대중 칼럼으로 검색해보면 이 글은 안 나온다. 웃기다] http://www.chosun.com/editorials/news/200512/200512050378.html 걸핏하면 좌..

사회 2007.02.27

1987년의 야구

요즘들어 한겨레엔 ‘87년을 성찰하고 반성해 새롭게 도약하자’는 주장이 담긴 기사가 심심찮게 실린다. 20년 전 이 나라엔 큰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 때 나는 국민학생. 어린이다운 삶에 충실했던 것 같다. 무언가 뒤숭숭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린이들의 고민 리스트엔 ‘고문치사’나 ‘독재타도’ 등의 용어는 없었다. 모든 게 변변치 못했던 서울 변두리엔 최루탄 냄새도 찾아 들지 않았지만, 당시의 시국은 야구장에도 미묘한 기운을 만들어 낸 것 같다. 새삼 야구란 얼마나 변수가 많은 스포츠인지 느끼게 된다. 아래는 작고한 이종남 기자의 저서 ‘한국 야구사’에 나온 당시 풍경. 스탠드에 분 민주화 바람 '6•29 노태우 선언'을 몰고 온 민주화 운동은 프로야구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관중들은 마치 민주화를..

오락/야구 2007.01.31

우주 암흑물질의 관측

국제 연구팀이 우주 암흑물질의 위치와 분포를 관측했다는 내용의 한국일보 기사 허블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설명하는 나사의 발표 아래는 내가 모처에 올렸었던 글의 재활용 "우주는 큽니다. 정말로 커요. 당신은 그것이 얼마나 막대하게, 무한하게, 혼이 빠져버리게 큰지 믿지 못할 겁니다." - Douglas Adams,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천문학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광활한 우주공간과 그것이 품고 있는 천체에 번호를 매기는 작업을 합니다. 그것은 우주의 비밀을 캐기 위한 그들의 방법입니다. 버지니아 대학의 Steve Majewski와 그의 팀은 나사의 SIM PlanetQuest 우주 망원경을 활용한 초정밀 관측으로 이전에 가능했던 것보다 더욱 깊이 있게 우리 은..

자연 2007.01.09

지구, 외롭고 창백한 푸른 점?

[카시니호가 찍은 토성의 사진. 약 3시간에 걸쳐 촬영한 165장의 사진을 합성해 만들어졌다] 카시니 우주선이 보내온 최근 사진엔 거대한 행성인 토성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날개처럼 생긴 토성의 고리 사이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점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작은 점이 생명들로 북적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입니다. 이 이미지는 지구를 먼 우주에서 촬영한 사상 두 번째의 사진입니다. 첫 번째 것은 1990년에 보이저호가 촬영한 것으로, 우리의 자그마한 행성을 가리켜 “창백한 푸른 점”, “우리의 유일한 고향”이라고 말했던 저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 박사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을 흥분시켰습니다. 지구가 찍힌 카시니의 사진은 지난 9월 시카고의 애들러 천문대에서 열린 제..

자연 2006.12.20

새로운 이정표에 도달한 보이저 1호

Voyager 1: 'The Spacecraft That Could' Hits New Milestone 2006. 8.15 인간이 만든 물건 중 우주에서 가장 멀리 있는 보이저 1호가 미 동부시각으로 8월 15일 오후 5시 13분에 태양으로부터 100 AU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거의 30년 전에 발사된 우주선이 태양과 지구간의 평균 거리 보다 100 배 먼 곳을 돌파한 것 입니다. * AU= Astronomical Unit (천문단위-지구와 태양간의 평균거리) 다르게 말하자면, 보이저 1호는 태양으로부터 약 150억 킬로미터(93억 마일) 멀리 있는 겁니다.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위치한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 (JPL) 의 보이저 프로젝트 과학자 Ed Stone 박사는 두 대의 보이저 우주선엔 긴 여정..

자연 2006.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