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지구, 외롭고 창백한 푸른 점?

planet2 2006. 12. 20. 23:11

[카시니호가 찍은 토성의 사진. 약 3시간에 걸쳐 촬영한 165장의 사진을 합성해 만들어졌다]


카시니 우주선이 보내온 최근 사진엔 거대한 행성인 토성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날개처럼 생긴 토성의 고리 사이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점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작은 점이 생명들로 북적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입니다. 이 이미지는 지구를 먼 우주에서 촬영한 사상 두 번째의 사진입니다. 첫 번째 것은 1990년에 보이저호가 촬영한 것으로, 우리의 자그마한 행성을 가리켜 “창백한 푸른 점”, “우리의 유일한 고향”이라고 말했던 저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 박사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을 흥분시켰습니다.

지구가 찍힌 카시니의 사진은 지난 9월 시카고의 애들러 천문대에서 열린 제3회 ‘창백한 푸른 점’ 학회에 참가한 과학자들에게 공개됐습니다. 모임은 우주 생물학 분야의 주요 주제인 우주의 생명체를 찾는 방법과 제반 연구들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찾아 온 과학자들로 성황을 이뤘습니다. 사진이 공개되자 참가자들은 도취되어 박수를 쳤습니다. 그들의 기본적 목표 가운데 하나는 카시니가 보여준 “창백한 푸른 점”의 풍경처럼 태양계 너머에서 또 다른 지구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러한 사진이 과학자들의 손에 쥐어진다면, 그들은 어느 것이 지구와 같은 행성인지 어떻게 구별할까요? 모임의 참가자인 Wes Traub 박사 (나사 제트추진 연구소) 는 옅은 청색의 태양계 외부 행성이 사진에 찍힌다면, 그것은 그 행성에 대기가 있다는 표시이고 생명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는 징조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태양계 안에서 우리는 그냥 옅은 푸른빛을 띄는 자그마한 행성일 뿐이지요.” 대기가 빛을 산란해 하늘을 푸른 색으로 뒤덮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지구가 파랗게 보입니다.

그러나 색은 단지 부분적인 단서에 불과합니다. 행성의 대기가 푸르건 그렇지 않건 간에 말입니다. 화성에는 희박하긴 하지만 적색의 대기가 존재합니다. 지구의 푸른빛은 화성에서는 철이 포함된 지표면의 입자에 흡수 되어 붉게 발산되지요.

궁극적으로 외계행성의 거주 가능성과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려면 우주생물학자들은 추가자료를 필요로 합니다. 나사의 TPF (Terrestrial Planet Finder : 지구형 행성 탐색) 와 같은 미래의 행성 탐색 작업들은 적어도 점의 형태로라도 볼 수 있는 행성의 영상 그리고 분광 데이터라는 두 가지 유용한 자료들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물질은 마치 무지개처럼 파장에 따라 다른 빛의 배열을 나타내는데 분광 분석은 이것을 살펴보는 것을 말합니다. 빛을 분석하면 특정 분자의 존재여부를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행성의 거주 가능성을 판단해야 할 경우 과학자들은 각각 대기와 바다의 징표인 이산화탄소와 수증기의 존재여부를 파악할 것입니다. 대기는 호흡을 위한 공기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행성을 담요처럼 덮어 온도를 유지하고 잠재적인 거주자를 자외선과 우주선으로부터 보호하는 완충재의 역할까지 합니다. 바다는 행성의 기온을 조절하고 지구생명체의 필수적인 성분인 액체상태의 물을 제공합니다.

산소와 오존, 메탄 등의 다른 분자가 행성에 존재한다면 이미 생명이 그곳에 정착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지구의 경우 산소는 식물에 의해, 메탄은 습지에 서식하는 미생물과 동물들에 의해 방출됩니다. 이 화합물들은 고정된 상태로 장기간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무언가가 이 물질들을 공급하지 않으면 외계 행성엔 그것들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을 나타낼 뿐, 반드시 생명이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순 없습니다.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의 경우 생명체가 만들어내지 않은 메탄 성분이 대기를 뒤덮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메탄보다는 산소가 더 믿을만한 생명의 신호라고 말하지만 두 가지 성분을 대량 발견하게 된다면 생명의 존재를 더욱 확신하게 될 것입니다. “한 가지 보다는 두 가지 분자를 모두 발견하는 것이 몇 배는 좋습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아요.” 제 3회 ‘창백한 푸른 점’ 학회에서 의장을 맡았던, 나사 스피처 과학센터(Spitzer Science Center) 의 Victoria Meadows 박사의 말입니다. “가령 우리가 이산화탄소, 산소, 수증기와 여기에 더해 메탄까지 발견하게 된다면 우리는 그것이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이라고 확신할 것입니다.”

[약 40억 마일 거리에서 보이저 1호가 촬영한 사진. 밝은 줄 가운데의 점이 지구이다]

모든 분자들이 좋은 징조인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다량의 아황산가스는 말라버린 죽은 행성을 암시합니다. 만약 행성에 바다가 존재한다면 이 화합물은 바다에 용해 되어 그것을 사라지게 하고, 따라서 아황산가스는 주변에 물이 없음을 의미합니다. 황산과 이산화탄소의 두꺼운 대기를 지닌 금성은 이러한 말라버린 행성 중에 하나입니다.

우주생물학자들이 찾아낼 생명의 신호는 아직 더 있습니다. 이번 연구회에서 과학자들은 지구의 초기 모습이었으리라고 짐작되는 점액질로 덥힌 행성에서 색소를 탐색하는 것과 문명의 기술적 신호의 체계적 조사에 관해 논의했습니다. 그들은 기후의 특징과 대륙, 어쩌면 있을지도 모를 생명 등의 행성 전역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장기간 관찰하는 것에 관해 토의했습니다. 또한 식물의 색에 관해서도 논의했는데 특히 식물이 밝게 내뿜는 적외선에 집중했습니다.

외계 행성에 관해 우리는 예상 밖의 것들에 대해 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이번 학회에서 나온 내용 중 하나는, 행성은 각기 다른 구성물질과 역사에 따른 복잡한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행성들은 어쩌면 사람들만큼이나 다양할거에요.” Meadows 박사는 말했습니다. “최근 몇 년에 와서야 우리는 태양계 너머 행성들이 우리 태양계와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이점이 재미있어요. 지구와 비슷한 행성의 발견 가능성과 더불어 진짜 외계 세계를 살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까요.”

원문 : http://www.nasa.gov/vision/universe/starsgalaxies/dotf-200611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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