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잡상

신자유주의 메모

planet2 2009. 2. 15. 22:44

[자유주의 사상가 12인의 위대한 생각, 주용식외 지음, 월간조선사, 2004] 에서 발췌한 것들.




1.

인류가 비극에서 벗어나 희망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미제스는 자유주의(자본주의)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주의는 일부 계급이나 계층의 이익이 아니라 사회전체의 물질적인 부를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상이다. 이러한 목표가 추구되는 과정에서 개개인의 자유와 복지가 증진된다. 사회 전체의 부를 증가시키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노동 분업은 동시에 개인을 봉건적인 속박에서 해방시켰으며, 사회의 부를 유지하고 증가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평화주의는 개개인의 안전과 행복을 보장한다. 경제문제에 대한 합리적 판단은 사회의 부를 증가시키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개인들을 봉건적 미신으로부터 해방시켰다. 한편 자유주의 사회에서 개인들이 추구하는 이기적인 욕망은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부를 증가시키는 데 기여한다.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는 그것을 소유한 개인의 부를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향상시켜 사회 전체의 부를 증대시킨다. 부자가 되고자 하는 상인의 욕망은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좀더 큰 만족을 주고, 특권층이 누리던 사치재는 기업가의 노력에 의해 대중들을 위한 소비재로 탈바꿈한다.

이런 식으로 자유주의는 사회 전체의 부와 개개인의 복지를 증진시켜왔다. 미제스는 아직까지 자유주의가 완벽하게 실현된 적이 없기 때문에 자유의 원칙을 확대할 여지가 많이 있으며 그렇게 할 때 진정한 진보가 이뤄진다고 보았다. 그런 의미에서 미제스는 다음과 같은 (상당히 급진적인) 자유의 비전을 제시했다.

“(진정한 자유주의 사회에서는)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시장의 작동이 방해받는 일이 없다. 무역장벽은 철폐되어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살 수 있게 된다. 지도에는 국경이 그려져 있지만 그것은 사람과 상품이 이동하는 데 아무런 장벽이 되지 못한다.

토착민들은 외국인들과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될 것이며 정부는 시민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재산을 침해하는 사기꾼과 폭력행위자들을 단속하는 일에만 열중한다. 법원은 정부로부터 독립되어 시민들을 관료제의 침해로부터 보호한다. 모든 사람들은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누린다. 교육은 정부가 개입할 대상이 아니다. 정부는 시민들로부터 경찰력을 운영하는 권한만 위임받은 방범대원과 같은 것이 된다.”

이러한 이상이 빠른 시간 안에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는 미제스 자신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파국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미제스는 파국을 막기 위해 모든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모든 사람은 사회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으므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책임을 떠넘길 수 없다. 사회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을 때 자기 혼자서 안전한 길을 찾을 수도 없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지적인 싸움에 뛰어들어야 한다. 이 싸움의 결과에 모든 사람의 이해가 달려 있기 때문에 관심 없다면서 도망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선택하든 하지 않든 모든 사람은 위대한 지적 투쟁에 끌려 들어오게 되어 있다.”

- 루트비히 폰 미제스

2.

1952년 미국은 매카시즘의 열풍에 싸여 있었다. 좌파 자유주의자들은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공직에서 일할 수 있는 시민으로서의 자유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들 가운데는 한국전쟁에 대한 미국의 참전동기를 의심하는 자들도 있었고, 미국 공산주의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북한을 지지하는 극단적인 자들도 있었다.

당시 뉴욕에서 새로 창간된 유대계 잡지 <코멘터리>의 편집주간으로 있던 크리스톨은 “미국 공산주의자들은 헌법이 규정하는 공민권公民權은 갖고 있으나, 어느 미국인도 정부에서 일할 ‘당연한 권리’는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시민적 자유권의 개념이 공산주의자들에게 적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크리스톨의 주장은 자유주의자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는 그의 이념적 전향 轉向을 굳히는 또 다른 계기가 됐다.

- 어빙 크리스톨

3.

프리드먼은 가격이론과 자유시장경제가 인간의 경제행위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고, 자원배분은 물론 소득분배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정부의 시장개입은 최소화에 그쳐야 한다고 확신했다. 시장에 대한 프리드먼의 신뢰는 2002년 엔론사와 월드콤사의 회계부정 사건을 보면서도 변화하지 않았다. 정치인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회계규정을 만들어 회계부정을 근절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프리드먼은 이 사건을 계기로 회계부정은 시장에서 스스로 교정될 것이며, 새로운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봤다. 다음은 그의 말.

“경영자로서 부정을 저지른 사람은 감옥에 가는 것이 마땅하고, 실제로 감옥에 가지 않나. 그들을 감옥으로 보내기 위해 또 새로운 법률을 만들 필요가 있는가.”

자유시장경제 체제는 가격의 세 가지 기능, 즉 첫째 정보전달, 둘째 가장비용이 낮은 생산방식을 택하게 함으로써 가용자원을 가장 값진 목적에 사용되게 하며, 셋째 소득분배 기능을 통해 자원이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되게 한다. 개입주의자들은 시장이라는 가격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시장의 실패’를 이유로 정부가 적극 개입해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정부의 실패’를 불러와 ‘시장의 실패’보다 더 큰 왜곡과 비용을 초래한다. 정부 규제를 통해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필요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장이 불완전하듯이 제한된 정보를 가진 정부의 활동 또한 시장만큼 불완전하거나 시장보다 더 불완전할 수 있다. 정부는 시장에 대한 개입 명분으로 공공복리 증진을 내세우지만, 사실 정부개입은 이해관계가 강한 이익집단이 자원배분의 강제력을 가진 정부나 집권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특혜나 차별을 발생시킨다.

……

시장을 통한 자발적 교환과 정부 개입에 의한 자원배분의 차이를 프리드먼은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들은 ‘제네럴 모터스가 가장 비정상적으로 비대한 관료조직을 가지고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과, 정부가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을 가지고 있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하고 질문한다. 그 차이는 분명하다. 제너럴 모터스로 대변되는 민간기업은 시장에서 경쟁할 수 밖에 없으며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지만, 정부는 그런 급부給付의 제공 없이 돈을 가져간다. 민간기업은 경쟁 속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개인들에게 충분한 선택의 여지를 주지만, 정부는 시장원리와 경쟁의 틀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비효율적이고 비민주적이다. 제너럴 모터스는 경찰을 보내 당신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앗을 수 없지만, 미국 정부는 할 수 있다. 모든 주 정부 또는 정부기관은 그렇지 않지만, 제너럴 모터스는 당신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 왜냐하면 제너럴 모터스가 당신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포드나 크라이슬러의 제품, 폭스바겐이나 도요타의 제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제너럴 모터스가 당신을 착취할 수 없는 이유다”

경쟁에 직면하고 있는 기업과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파산의 위험이 없는 정부 간에는 상황이 어려울 때 대처하는 방법에도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다시 프리드먼의 주장.

“경영이 어려워질 경우 기업은 구조조정 등을 통해 규모를 축소하지만, 정부는 기구를 더욱 늘리는 경향이 있다.”

……

자유가 중요한 것은 자유 그 자체가 궁극적 목적이기 때문이며, 따라서 경제적 자유도 그 자체가 목적이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자유는 정치적 자유를 위한 중요한 수단임을 프리드먼은 이렇게 강조한다.

“경쟁적 자본주의는 경제적 자유의 체제이며, 정치적 자유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자유시장 자본주의, 혹은 기회의 평등의 보장으로 인해 부자가 빈자를 착취한다는 의미의 불평등이 증가해 왔다는 것은 미신에 불과하다. 자유시장의 작동이 보장된 곳, 혹은 기회의 평등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보통 사람이 그전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생활수준을 얻을 수 있었다. 자유시장의 작동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들 만큼 부자와 빈자의 차이가 크고 또 부익부 富益富 빈익빈 貧益貧이 되는 곳은 없다. … 결과의 평등을 자유보다 중시하는 사회는 평등도 자유도 잃을 것이다. … 반면에 자유를 가장 중시하는 사회는 그 부산물로서 좀더 많은 자유와 평등을 누릴 것이다.”

- 밀튼 프리드먼


'사회 > 잡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을 보는 법  (0) 2009.08.27
장하준 논지의 요약  (0) 2009.04.07
신용위기 메모  (0) 2008.09.01
버스 지나기 전에 손 흔들기 - 2  (0) 2008.05.02
버스 지나기 전에 손 흔들기 - 1  (0) 2008.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