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잡상

2015년의 뻘생각 1

planet2 2015. 1. 6. 00:54

남한에서 클래식과 좌파의 처지는 닮은 꼴이다!


1, 소수만 좋아한다.


2. 때문에 흔히 접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송에서 이것들을 진지하게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골프는 자주 다루지만.


3. 그러므로 제대로 알려면 모종의 기본상태를 넘어서는 노력과 자원이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여기서 계급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클래식을 향유하는 사람들, 좌파를 주도하는 사람들 양쪽 모두 자원을 쏟아부을 수 있는 중류층 이상의 가정을 배경으로 가지고 있는 고학력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계급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이따금 볼 수 있지만 그건 헛소리거나 거짓말. 물론 좌파에겐 계급이 또 다른 의미로써도 중요하다만...


4. 옛날 사람들, 특히 독일인이 만들어 놓은 걸 가지고 누가 해석을 잘했냐를 두고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5. 그래서 '대중성'을 얻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들을 하지만...


클래식의 경우엔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무료나 저렴한 공연을 펼치고 대중가요나 국악 등의 다른 장르들과 크로스 오버 이벤트를 시도 하는 거 같다. 지금 내 관심사는 후자. 다른 예술들처럼 클래식 역시 당대 사회의 이것저것들과 조응하며 변화하는 건 자연스럽고 정당하다. 당대의 정치적 사건들과 얼키고 설키며 여러 민족의 민요 등이 녹아들어 발전해 온 게 바로 클래식의 역사 아닌가! 그런데 클래식을 어려워하는 대중을 위해 문턱을 낮추고 가까이 가겠다는 의도로 행하는 어떤 이벤트들은 과연 클래식의 저변 확대와 발전에 기여하는지 의문이다. 유명 성악가나 관현악단이 인기가수와 같이 가요를 부르고 "클래식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겠다"며 중창단이 코미디언과 같이 코미디를 하고. 클래식 매니아가 아닌 나는 그런 걸 보면서 클래식에 관해 어떤 감흥도 느끼지 못했다. 물론 내가 그랬으니 남들도 다 마찬가지일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이들은 그런 걸 보면서 신선함을 느끼기도 하겠지. 아무튼 오히려 나는 클래식 음악만큼은 원형 그대로 진지하게 다루던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면서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여전히 관심 뿐이긴 하지만.


그런데 메탈리카와 협연한 관현악단이, 인기가요를 부른 성악가가, 코미디를 한 남성 중창단이 한 게 과연 클래식일까? 변화도 좋지만 바꿀 수 없는 어떤 핵심은 있어야 하고 있기 마련 아닌가? 그것마저 내버린 변화는 대체 무슨 의미일까?


클래식이야 아무리 상대적 소수일지라도 세계적으로도 팬덤이 굳건하니 저런 이벤트는 그냥 이벤트일 뿐이고 그걸로 정체성이 훼손되거나 발전에 지장을 받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좌파는? 유토피아로 나아가자는 선동과 각종 운동이 씨알도 안 먹히다보니 언젠가부터 다들 이벤트에만 집착하는 거 같다. 헌재 판결과는 별개로 처절하게 파탄난 통진당 이벤트에 관한 반성도 없이 철만 되면 어디선가 나타나는 "시민사회원로"나리들이 또 나셔서 이름부터 창피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국민모임"을 만들고선 또 뭘하겠다고 분주하다. 정동영과 함께 신당을 만들어 4월 재보선에 대응하겠다나? 노동당내에서 소위 통합파도 여기에 올인하고 있는 거 같다. 저기에 끼어서 4월 재보선 판에 나아가지 못하면 노동당은 끝장이라고. 우라질, 진보신당 창당 이래 우리가 끝장나지 않은 적이 언제 있기는 했던가? 식당이 이름과 메뉴를 바꾸고 요란한 개업 이벤트를 해서 손님을 끌어모았다 해도 음식이 저질이면 손님들은 곧 끊기기 마련.


이벤트는 이벤트일 뿐이다. 그것보다 앞서서 해야 할 일들이 무수히 많고 그것이 주고 버릴 수 없는 핵심이다. 또다시 별 내용도 없이 주와 객의 순서를 뒤집으면 그때야 말로 진보 혹은 좌파는 끝장날 거 같아 두렵다. 클래식이 아닌 코미디를 하면서 클래식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음악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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