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 3

[발췌] 왜 우리는 더 불평등해지는가

[김공회, 김어진, 오창룡, 이재욱, 이정구, 최철욱 "왜 우리는 더 불평등해지는가", 바다출판사, 2014] “비판적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젊은 학자들”, 내가 보기엔 남한의 젊은 맑시스트들이 요즘 떠들썩하게 대접받고 있는 피케티의 에 관해 고찰한 논문들을 엮어서 만든 책. 그러니 어떤 "진보"들과는 다르게 피케티에 대한 환호 대신 냉철한 비판이 가득하리라는 짐작을 할만하다. 물론 짐작대로다. 단점부터 말하자면, 6명의 필자들이 다들 일단 "피케티의 논지는 이러저러하다"고 말하며 글을 시작하고 비슷비슷한 설명과 주장을 하므로 내용의 상당부분이 중복된다. 따분함을 자아내는 "노동자 계급의 국제적 연대만이 진정한 해법"이라는 좌빨 도덕 상식을 피할 수 없기도 하고. (물론 이 말은 지극히 옳다!) 그러나 피..

기록창고 2014.11.16

민주화라는 이름의 허상

정말이지 요새 '민주화'라는 구호처럼 신경을 건드리는 말도 없다. 우선 무엇이든지 제법 가지거나 꽤나 내세울 게 있는 사람들에게 민주화라는 화상(畵像)이 기존의 모든 질서를 싸그리 뒤엎고 지금까지 누려온 이익을 송두리째 뺏어가려는 사탄처럼 생각되기 일쑤일 터이고, 반대로 수중에 지니거나 별로 앞세울 게 없는 사람들로서는 그 민주화가 소리만 요란했지 무엇 하나 구체적으로 내놓은 것이 없는, 이를테면 말로만 배부를 허깨비가 아니냐고 의심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화란 적어도 당분간은 이 양쪽 모두에게서 원망의 대상이 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민주화가 이런 서운한 대접을 받게 되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없지 않다. 그 하나는 민주화라는 이름으로 포괄되는 갖가지 내용들에 대해 충분한..

사회/역사 2014.02.05

[발췌] 대처리즘의 문화정치

스튜어트 홀, "대처리즘의 문화정치", 임영호 옮김, 한나래, 2007 Stuart Hall, "The Hard Road to Renewal : Thatcherism and the Crisis of the Left", Verso Books, 1988 이데올로기적으로 대처리즘은 '자유 시장'과 경제인이라는 자유주의 담론과 전통, 가족, 국가, 명예, 가부장주의와 질서 등의 유기적 보수주의의 주제를 결합해 새로운 담론 접합체를 만들어낸 것으로 간주된다. ...... 아주 일반적으로 말해, 또 수많은 명예로운 예외들을 제쳐두고 보면 좌파의 정치분석은 가엾을 정도로 빈약하며, 이데올로기적 분석은 어느 편이냐 하면 더 열악한 상태에 있다. 이 둘은 인습에 사로잡힌 채 이루어지고 있어, 오늘날의 사태 진전이 형성되..

사회/역사 2010.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