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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101016

planet2 2010. 10. 16. 03:55



양상문 전 코치가 롯데의 공식 홈페이지에 해임에 관한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 글을 올렸단다. 다수의 롯데팬들은 또 다시 그에게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냥 조용히 떠날 것이지 궁시렁 궁시렁 변명하며 뒷말을 하고 있다"나?

현장의 상황이 어떤지,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실파악이 아니라 '짐작' 밖에 할 수 없으면서도 팬이 벼슬이라고 있는 말 없는 말 다 하고 있는 욕 없는 욕 다 퍼부어도 괜찮고, 비난의 대상은 무슨 말을 들어도 벙어리로 지내야 하는 가? "나는 사방팔방에 100톤의 욕을 퍼부어도 정당하지만 누가 나를 1g 어치라도 욕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깝쪽대는 건 이글루스를 비롯한 다수 인터넷 비평가들의 행태이긴 하다. 근데 그렇게 싫은 소리 듣기 싫으면 말을 가려서 신중하게 하던가 아니면 쌍욕을 내뱉는 만큼 쌍욕을 들을 각오를 하던가... 그 정도 씹어댔으면 이 정도 반론은 허용해야 하는 거 아닌가? 글의 내용도 그로선 할 수 있는 말을 적절한 수위로 표현했다고 본다.

애당초 코치의 능력 평가 기준이 과도하게 '선수 육성'에만 맞추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선수 발굴과 육성은 코칭스텝의 중요한 책무이다. 그러나 야구란게 어디 수능 쪽집게 과외처럼 주구장창 붙들고 주입시킨다고 해서 성과를 낳을 수 있는 건가. 스카우팅, 훈련여건, 처우와 동기부여, 선수와 지도자-프론트간의 합리적 소통, 선수 개개인의 성향과 사생활, 적절한 때에 만나는 적정 수준의 상대(운) 등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난다. 보통의 일반적 팬이 '좋은 지도자'를 감별할 수 있을까? 감별할 수 있다고 해도 최소 3년은 지켜보고 나서 판단해야 하는 거 아닌가?

누군가를 대상으로 함부로 말하고 분풀이하고... 이거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참 쉽고 편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다만 스트레스 해소할 땐 하더라도 최소한의 반론권과 인격은 존중하기를 바란다. 아예 말려죽이자고 덤비지는 말자. 제발 좀...




롯데의 후임 감독은 누가 될까? 김재박이 된다면 롯데에 대한 호감을 거둘 것이다.

이번 한국시리즈엔 전혀 흥미가 안 생긴다. 다음 시즌엔 어느 팀을 응원해야 하나.




북한의 3대 세습에 관한 민노당의 태도를 놓고 이상하게 미디어 오늘 등과 경향신문이 대립하고 있다. 미디어 오늘을 비롯한 쪽에선 "세습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양심적으로 그리고 전략적으로 침묵(비판 보류)하는 건데 경향신문 측이 과도하게 민노당을 공격하며 소모적 논쟁을 낳고 있다"고 비판한다. 역매카시즘이라는 말까지 동원해 조선일보와 엮어서... 미디어 오늘측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하더라도 북한의 문제는 북한이 결정할 문제"로 남겨 놓는 게 온당하며 또한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북한이 남한과는 이해관계가 그다지 얽히지 않은, 아이슬란드나 라이베리아 같은 해외토픽에서나 접할 '저 먼 나라'인가?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그건 북한의 문제인데 어째서 남한의 주가는 요동치고 사회적으로는 긴장이 조성되었는가? 통일을 하지 않더라도, 많은 경우 북한의 문제는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저 문제를 외면하지 못하고 정치집단에 발언을 요구하고 예의주시하는 거 아닌가. 더구나 '명백히 잘못된' 방향으로 사태가 전개되고 있는데도 침묵이나 비판의 보류니 하는 건 악행을 사실상 옹호하는 거라는 걸 왜 모르는 척 하는 가? 굴지의 대기업이나 정권 핵심인사가 부정을 저질렀는데도 보수지들이 침묵하고 있을 때에 당신들은 뭐라고 말했던가?

이번 사태를 통해 소위 진보진영에서 NL계 내지는 민족주의자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 절감하게 됐다.





진보신당의 새로운 지도부 임기가 오늘부터 시작한다. 다들 왠지 피로에 젖어서 (넌 대체 뭘했다고?) 뭔가 흥도 안 나고 전반적으로 시큰둥한 분위기인거 같다.

전임 대표였던 노회찬씨는 퇴임인사를 돌며 "진보대연합의 연대보증인이 되겠다. 그게 안 된다면 나도 날아가는 거다."라고 기염을 토하셨는데 제발 그러지 마시고 그저 노원에 콱 박혀서 지역구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시길 바란다. 사방팔방 온통 적이었지만 그래도 넉넉하게 당선되었던 이재오의 사례에서 힌트를 얻으시길.

진보대연합은..... 소위 독자파도 통합파도 다들 "더 넓게 제2창당"을 말하며 용어 자체에 관해선 긍정하긴 하지만 민노당이나 국참당 등을 합당의 대상으로 보느냐, 선거연합은 할 수 있어도 지금 이대로는 통합은 불가하다고 보느냐로 갈리는데 난 후자의 입장이다.

20년 넘게 이어져 온 갈등이 차곡차곡 쌓이다 임계점을 넘어 분당으로 이어지게 됐는데 이게 단 2~3년만에 해결되는 게 가능이나 한 이야기인가? 이렇게 합당하면 말이야 뭐라 둘러치건 결국엔 '도로 민노당'이 되기 마련인데 2~3년만에 기어들어갈거면 뭐하러 당을 따로 차렸냐고.

새로운 진보라는 게 그렇게 후딱 만들어지는 게 아닐거다. 최소 10년은 더 굴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내가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